주민참여 예산제, 오해와 진실 /발제2

주민참여예산제 도입과 부안지역사회

 

 

강 성 길 / 민주노동당 부안군위원회 정책위원장

   
 

  “루소는‘영국 국민은 선거하는 날 하루만 자유롭고 그 다음날부터는 노예로 돌아간다'라고 비아냥거렸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에도 여전히 루소의 이 말은 유효한 것 같다. 한국의 현실을 보아도, 시민들은 선거일 하루만 주권자로 대접받을 뿐,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실질적으로 ‘통치받는 존재'의 지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헌법이 주권자는 국민이라고 선언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적 기회는 선거로 제한되고 있다. 그리고 선거에서 선출된 대표자들은 시민들의 이익보다는 정파의 이익, 정당의 이익, 기득권자들의 이익에 충실하고 있다.”

들어가며 

1991년 지방자치 선거가 시작된 이후 약 15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주민들의 활성화된 참여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리라던 기대에 매우 미흡한 지자제가 시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시민들의 자의든 타의든 간에 참여방법의 부족에 있다. 그것은 권력을 독식한 집단인 행정부와 국회가 지방자치제를 부활하면서 주민참여와 관련해서는 의도적으로 참여의 범위를 제한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사회의의 지속적인 투쟁에 의해 2000년 3월부터 주민감사청구제도와 주민발의제도가 도입되었다. 또한 작년과 올해에는 주민소송제도와 주민투표제도가 도입되었고 얼마 전에는 상당히 미흡하지만 주민소환제도가 도입되어 지방권력을 견제하는데 형식적 수단은 어느 정도 정비되는 등 주민참여의 방법이 상당부분 개선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가고 있는 것은 지자제 도입 초기에 비하면 비약적 발전이라 할 수 있다. 

기본적인 주민참여제도들은 지방자치의 틀 내에서는 상당부분 도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내용으로 들어가면, 주민참여의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 내용들도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주민투표제도는 주민참여제도의 본원적 의미를 상실한 체 국가에 의한 여론몰이식 투표제도로 전락해 버렸다.  2005년에 전국의 4개 시군에서 있었던 방폐장 유치관련 주민투표에서는 관권과 금권이 개입되면서 타락한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들도 있었지만 어쨌든 주민참여는 확대되어 가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주민감사청구, 주민소송, 주민투표, 주민소환 등은 일이 터진 다음에 주민과 집행부간의 분쟁이나 문제해결을 위한 주민참여의 방법들이라면, 주민참여예산제는 사전에 집행부와 조율을 통해 오해와 충돌을 최소화 하여 소모적인 정쟁과 예산상의 낭비를 줄여낼 수 있다는 점이 주민참여 예산제의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이렇듯 장점이 많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주민참여예산제가 부안에서도 법제화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행자부의 표준조례안이 나오기에 앞서 부안군에서도 의원들 사이에 활발하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의 참여예산제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는 것을 신문기사를 통해 접했다. 그러나 의회에서 논의된 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과 부안군 의원들의 호응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 현시점에서의 필자의 한계이다.

필자는 부안의 실정에 맞는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시민사회안을 만들어 보았다. 그러나 아직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논의를 하지 못한 상태에 있는 초안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싣는것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들어서 이 글에서는 싣지 않는 것으로 한다.

이글에서는 미흡하지만 행자부에서 제출한 표준안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부안사회에서는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지에 대해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1. 행자부 표준조례안에 대한 문제의식

부안군 주민참여 예산조례는 행자부 표준안을 토시하나 고치지 않고 의회에 제출되었다.

주민참여 예산조례가 행자부 표준조례안과 같이 형식적으로 만들어질 경우 자치단체장의 선심성 사업이나 토호세력 등 특정집단의 입김에 의한 선심성, 낭비성 사업이 마치 주민동의를 거친 예산편성인양 둔갑할 가능성이 높다.

행자부가 부안군에 내려준 표준조례안은 대도시와 중소도시, 농어촌도시, 도농복합도시 등 우리나라 도시의 다양한 특성과 인구수, 산업구조 등을 고려한 모델을 만들어 조례안을 만든 것이 아니라, 광주광역시 북구와 같은 대도시의 일반적 조례안을 기준으로 만들어 지역실정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광주 광역시 약 45만명, 울산 동구 약 20만, 울산 북구 약 15만, 대전 대덕구 약 22만명)

부안군 조례안은 그야말로 다른 지역 자치단체가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생생내기식의 형식적인 도입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광주북구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민참여예산제 시행 자치단체는 부안에 비해 면적이 좁으면서 인구가 밀도가 상당히 높은 특징이 있다. 또한 부안은 1차 산업을 중심으로한 영세상업과 관광업이 중심이 되는 반면 여타의 도시는 2-3차 산업 중심이다.

따라서 부안에 있어서의 주민참여 예산제는 인구분포, 산업별 특성, 지역별 특성, 시민사회단체의 역량 ,  전문가집단의 수준 등을 고려한 속에서 조례가 만들어져한다.   

주민참여예산조례는 자치단체가 한해 살림살이를 짤 때 주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보장하자는 것이다. 자치단체장과 공무원이 독점해왔던 예산편성권을 실제 세금을 내고 있는 주민과 함께 만들어 보자는 것이 주요 골자다.

부안군은 예산을 편성하기 전 홈페이지등을 통한 여타의 의견수렴 절차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는 의견수렴의 참고사항일 뿐 아주 낮은 수준의 주민참여 방법이었다.

말 그대로 주민참여예산제라는 것은 자치단체가 예산을 편성할 때 주민참여 수준과 방법을 법적으로 규정하여 실질적인 참여를 하게끔 만드는 제도이다.

그러나 부안군이 제출한 조례(행자부 안과 같은 안)에는 몇 가지 문제점 이 있다.

⑴주민에 대한 범위가 너무 협소하다.
각호의 해당자뿐만 아니라 향우 및 지역과 관련된 외부 전문가 등을 포함하여 참여의 폭을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부안과 같은 소도시의 인적자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광의의 주민개념이 필요하다 하겠다. 

⑵선결조건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조례안에서는 “참여수준”, “참여방법”을 모두 자치단체장에게 맡겨놓고 있다. 참여수준과 방법은 부안군민이 공감할 수 있는 토대위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즉 부안에 있는 시민사회단체나 지역사회의 공감대 속에서 참여수준과 방법등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⑶강제조항이 없다.
 - 제4조의 경우 군수는 정보공개와 주민참여 보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가 아니라 정보공개와 주민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로 바뀌어야 한다.
 - 제7조의 ?항의 경우 설명회, 공청회, 토론회 등을 개최할 수 있다고 되어있는데, 타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경우를 보면 이는 할수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사항이 아니라 강제사항이 되어야 한다. 즉 설명회, 공청회, 토론회를 개최해야 한다로 바뀌어야 한다.
 - 제 10조는 위원회, 협의회, 연구회 등을 둘 수 있다가 아니라 두어야 한다로 바뀌어야 한다.
 - 제11조 “~규칙으로 정한다”에서 규칙은 00명으로 구성된 연구회에서 정한다로 바뀌어야한다.

⑷애매하다.
할수 있다. 둘 수 있다 등으로 할수도 안할수도 있는 것과 둘수도 안둘 수도 있는 등 해석상의 모호함이 다수 표현되고 있다. 위에서 제기한 문제제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록 조례가 행자부안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하더라도 시행세칙(규칙)을 부안의 실정에 만들어야할 필요성이있다.

실질적인 주민참여예산제도가 되기위해서는 규칙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겨우 인구 6만정도 되는 농어촌도시, 지방자치제도에 정통한 전문가가 거의 없는 현실, 시민사회단체의 형식적 내용적 빈약함 등을 고려하여 부안의 현실에 적합한 규칙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2. 부안사회에서 참여예산제도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

1) 단체장의 강력한 추진의지가 있어야 한다.
부안은 현재 이병학 군수의 직무가 정지되어 있고, 부군수의 권한대행 상태에 있다. 광주 북구는 자치단체장의 공약사항으로, 또한 단체장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시행이 가능하였던 점을 감안한 다면 부안의 여건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관료 중심의 예산 편성과정에서 주민참여의 필요성을 공무원들에게 각인시키는 작업도 중요하다.

2) 성과주의식 예산 편성이 이뤄져야 한다.
거의 대부분의 자치단체의 경우 투입주의식 예산이 편성되었다. 앞으로는 성과주의식 예산 편성으로 책임성과 효율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성과주의 예산편성을 위한 정비가 시급한 대목이다. 예산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서 재정정보에 대한 주민불신을 줄여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3) 조직화 및 제도정비가 필요하다.
군민과 시민사회단체 등을 묶어낼 필요성이 있다. 또한 조직된 시민과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과 활동범위에 대한 군과 의회차원의 제도정비가 필요하다.

4) 군의원들의 이해가 필요하다.
군의회에서 너무 복잡하고, 의원들의 예산 심의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러나 주민참여예산제는 의원들의 주민접촉의 폭을 한층 더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제도라는 것을 의원들에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제도는 군수의 예산편성권에 대한 견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 의원들의 예산심의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군청과 군민이 제시한 안을 의회에서 한 번 더 심의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보탬이 되는 제도이다.

5) 예산편성위원들의 전문역량부족의 해결방안이 필요하다.
부안군에서 예산과 관련한 전문역량을 가진 전문가 집단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예상컨대 극소수에 불과하 것이다. 부안군 예산안을 분석할 수 있고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 할 수 있는 사람과 집단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이에 대한 교육은 의무사항이 되어야 한다. 또한 공무원들에 대한 교육도 핵심과제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6) 주민의 참여폭을 넓혀야 한다. 
군과 의회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 및 의견수렴 이외의 다양한 접근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7) 형식적인 구성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이장단, 주민자치위원, 관변단체 등이 중심이 되어 구성되어지는 예산위원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지역별, 성별, 연령별, 직능별로 다양하게 구성 되도록 해야 한다.

8) 예산 분석이 필요하다.
전년도와 당해 연도의 부안군 예산안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군과 의회에서 보는 예산 전반에 대한 시각과 군민과 사회단체가 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예산의 우선순위에 대한 시각차를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예산분석은 필수적이다 할 것이다.  재정자립도가 15%도 되지 않는 부안군이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은 전체 예산중 10%도 되지 못한다.  어림잡아 50-100억 정도되는 가용예산 중 사회단체보조금과, 축제관련예산, 재량사업비 등 선심성 또는 일회성 예산 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이에 대한 집행부와 의회 그리고 시민단체간의 시각차 등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부안군민회의 입장]

‘주민참여예산위원회'운영을 의무화하라!
-부안군 주민참여예산제 조례 입법 예고에 대하여

○ 부안군은 2006년 11월에 부안군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안 입법예고를 했다. 주민참여예산제도의 도입은 부안군의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들이 참여를 함으로써 예산편성의 투명성 및 재정 민주주의를 보장하고 그에 따르는 군정정책에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권리를 제도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부안군민회의는 주민참여예산제의 도입을 환영하는 바이며, 이의 실질적인 주민행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 그러나 부안군이 입법예고한 조례안을 보면 주민예산참여의 적극적인 실천의지가 아니라 형식적인 절차로 그치지 않나 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려면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운영이 의무화되어야 한다. 주민참여예산위원회는 주민들의 예산참여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이다. 그러나 부안군 조례안은 위원회의 운영을 ‘둘 수 있다'로 하여 ‘두지 않아도 무방함'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조례안의 핵심을, 주민예산참여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정도'로 설정하고자 하는 관료주의에 토대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도는 굳이 주민예산참여 조례가 존재하지 않아도 통상 가능한 일이다. 주민예산참여제도의 본질은 주민들이 예산편성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설치하는 데 있다.

○ 이미 시행되고 있는 타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참여예산제도 조례를 보면 부안군의 조례안이 변경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울산시 동구, 대전시 대덕구, 광주시 북구 등은 조례 조항에서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둔다'로 명시하고 있다. 이들의 조례와 부안군 조례안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부안군 조례안 >
제10조(위원회 운영 등) 군수는 예산편성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참여예산제도의 도입에 따른 효율적 운영을 위해 위원회, 협의회, 연구회 등을 둘 수 있다.

<울산시 동구 조례>
제6조(위원회의 구성) ①구의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참여를 위한 주민참여예산시민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대전시 대덕구 조례>
제7조(위원회의 설치 및 구성) ①대덕구에 주민의 예산참여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한 예산참여 구민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광주시 북구 조례>
제7조(위원회의 설치 및 구성) ①북구에 주민의 예산참여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한 예산참여시민위원회를 둔다.

○ 또한 부안군 조례안은 ‘주민'의 정의에서도 타 지역의 전문가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 부안군 조례안은 제2조에서 ‘주민'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1. 군에 주소를 두고 있는 자 2. 군에 영업소의 본점 또는 지점을 둔 사업체의 대표자 또는 임·직원”. 그러나 울산시 동구는 조례 제2조 ‘주민'의 정의에서 “ 시민단체 등이 추천하는 대학교수, 회계사, 세무사, 예산분야 유경험자 등 회계 관련 전문가로서 울산광역시에 주소를 두고 있는 자”도 포함하고 있다. 대전시 대덕구나 광주시 북구의 경우도 유사한 조항을 마련하고 있다.

○ 입법예고되고 있는 부안군 조례안은 이처럼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운영의 의무조항 및 ‘주민' 정의에서 외부의 전문가 참여보장 조항을 삭제 및 배제하고 있다. 이러한 수준의 조례는 주민예산참여제도의 참뜻을 왜곡하는 관료주의적 타성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부안군민회의는 군정의 주민참여를 제도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의 하나로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안에 다음을 포함시킬 것을 주장하는 바이다.

-. 제2조 ‘주민'의 정의 조항에 시민단체 등이 추천하는 부안군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예산관련 전문가(활동가 포함)를 포함하라.
- 제10조 위원회 운영을 ‘둘 수 있다'에서 ‘둔다'로 수정하라.

2006년 12월 16일
부안군민회의 (직인생략)

 

관련자료3 / 지방자치단체 주민참여예산제도 관련
조 례 표 준 안   제 정 통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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