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뉴스 | |||
| 자치/행정 사회 생활/경제 문화/예술 교육 환경/생태 |
|||
| 기획/연재 | |||
| 사설/칼럼/기고 | |||
| 부안여행 | |||
 |
|||
 |
|||
 |
|||
 |
|||
 |
|||
 |
|||
| ||||
| 어수대에 오른 酒仙 | ||
| ||
|
변산면 마포에 사는 조찬준은 별명도 참 많다. ‘도사’ ‘주선’ ‘조잔’ ‘상투쟁이’ ‘수염쟁이’...등등 ‘조잔’이라는 별명의 유래는 잘 모르겠고... 나머지 별명은, 위의 사진으로 첨 보는 사람이라도 그에게 붙여진 별명의 발상을 알아차릴 수 있으리라. 내 막둥이 동생의 둘도 없는 친구인 조찬준을 우리 어머니는 ‘수염쟁이’라고 부른다. 나의 경우는, 앞에 성을 달아서 보통 '조도사’라고 부르다가 술판에서는 ‘주선’이라고 격을 달리해 부른다. 동오술이 됐건, 날밤을 새우는 술판이건 간에 꺼떡 없다. 권하는 술잔을 거절하는 법도 없다. 그러니 ‘주선’이라는 별명은 하나도 이상틀 않다. ‘도사’도 그렇다. 모항 사는 시쟁이 박형진 얘기다. 한번은 부안 사는 그 패들이 변산을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뚱그적 뚱그적 산을 오르는 아줌씨 부대와 만났는데, 그 아줌씨들..., 상투에 수염에..., 거기다 지팡이까지 든 조찬준을 보고 누구냐고 묻기에 ‘쩌그 몬댕이 넘어 가면 굴실이 하나 있는데 거그서 10년 동안 도 닦고 지금 하산하는 길이고만요...‘ 둘러대니까, 영락없이 믿으며 혀까지 차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더 웃기는 것은, 뒤 따라 오면서 주고받는 얘기를 빤히 다 듣고도 조찬준, 짐짓 연기력을 발휘하여 ‘더 도사인 척’ 하더라나... 이 친구가 먼 맘을 먹었는지 수염 기르고 상투 튼지는 어언 20여 성상에 접어든다. 그의 어머니는 그놈의 배기싫은(그의 어머니의 표현) 수염 어떻게라도 잘라보려고 그가 곤하게 낮잠 잘 때 몇 번 가위질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한다. 그의 친구들 역시 술 잔뜩 맥여 놓고 잘라내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한다. 상투쟁이 특성 때문인지, 이 친구 복장 또한 매우 특이하다. 여름엔 밀짚모자에 고무신, 겨울엔 어려서 썰매 탈 때 쓰던 털모자에 할머니들 신는 가에 털 달린 털신이다. 이런 차림으로 논두렁, 밭두렁, 고샅 가릴 것 없이 휘적휘적 휘젓고 다닌다. 인사동, 광화문, 사둔네 잔치...? 말할 것 없다. 청와대에서 김대중이가 만나자고 해도 내 확신컨데 그의 차림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렇듯 그에게는 격식이 없다. 완전한 자연주의자다. 외모뿐이 아니라 내면세계도 완전히 자연인이다. 논농사 밭농사도 비료 농약 뿌리지 않고 잡초 씨 반, 낱알 반 거둔다. 그의 밥상을 보면 알 수 있다. 밥은 온통 까맣다. 콩, 보리, 현미, 수수 등 최소한 대여섯 가지 곡식이 섞여 있다. 거기에 된장, 고추장에 집 사방에 나는 푸성귀 한 줌 뜯어다 올린 소박하기 그지 없는 밥상이다. 정 단백질원을 섭취하고 싶을 땐, 물 때 봐 감시로 삽이나 호맹이 챙겨들고 ‘에헴’ 헛기침 내지르며 갯것하러 나선다. 재작년 비 많이 온 다음 날 도사와 어수대에 오른 적이 있다. 쏟아지는 폭포 아래 도사라... 흔한 그림이 아니기에 한 방 눌러 두었다. 그것도 포 바이 파이브로... 변산에 비가 많이 온다기에 어수대가 생각났고, 어수대를 생각다보니 조도사 생각이 났다. 그나 본인 허락도 없이 이런 글 올렸다가 나중에 지천을 얼마나 들을지 모르겠다. 글쓴이 : 허철희 작성일 : 2001년 06월 22일 21시 40분 02초 조회 : 977 |
 |
|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GGAM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