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21

용화사미륵불입상(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71호)/역리의 서쪽에 있는 마을. 옛날 돌미륵이 땅속으로부터 솟아났다 하여 미륵골이라 했다고 함. 이 마을에는 용화사(龍華寺)라는 절이 있다.ⓒ부안21

   행안(幸安)이라는 행정지명은 1914년 이후에 새로 생긴 땅이름이다. 다만 행정지명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자연지명으로는 16세기 중반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 부안현의 산천 조에 행안산(幸安山)이 보인다. 「현의 남쪽 10리에 있다(幸安山: 在縣南十里)」하여 500여년 전부터 행안이라는 땅이름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914년 일제가 군면을 통합하면서 종전의 서도방(潟坊·面), 염소방(鹽所坊·面), 남상방(南上坊·面)과 남하방(南下坊)의 일부를 폐합하여 행안면이라 한 것이다. 그러나 계화도(界火島)의 간척공사가 완료되어 1983년 2월 15일에 계화면이 새로 생겨나면서 계화도와 궁안리의 대벌리와 용정리가 계화면에 편입되면서 면세가 축소되었다.

  행안면에 남아있는 우리말 마을 이름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 대추멀 : 대초말, 대초(大草), 대초리. 멀은 마을이란 말의 약어(略語)다.

● 새  터 : 대추멀의 서북쪽에 있는 마을. 새로 형성된 마을이란 뜻으로 새터라고 한 것이다.

● 솔  메 : 솔매, 송산(松山), 또는 송호(松湖). 대추멀의 남동쪽에 있는 솔메(松山) 아래에 있으므로 솔메라 한 것임.

● 장승배기 : 솔메마을의 남서쪽 길가에 장승이 서 있었으므로 붙혀진 이름이다. 지금은 논으로 변하였다.

● 달의바위 : 다름바, 다름바위, 월암리(月岩里). 신흥리의 동북쪽에 있는 마을.

● 바돈 : 신흥리의 서쪽. 옛날에는 갯가의 마을이었다고 함.

● 세가호뜸 : 삼간리(三干里)의 동북쪽에 있는 마을. 처음에 세 가호로 이루어진 마을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 장승배기 : 정금터의 서남쪽 길가. 옛날 이곳에 장승이 서 있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 정금터 : 역리의 서쪽 마을. 처음에 정씨와 김씨가 살았다고 전한다. 정금(鼎金), 정금(井金). 마을의 형국이 금솥형국이라는 설도 있다.

● 주막거리 : 주막(酒幕), 주막꺼테. 신흥리 남쪽 길가의 마을. 옛날 주막거리였다 함.

● 동끄테 : 동편(東便). 제내마을의 동쪽 끝에 해당되는 마을.

● 똥매 : 먹다리마을의 서쪽에 있는 동그란 작은 산 아래에 있는 마을이어서 똥매산 마을이란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 거먹다리 : 먹다리, 묵교리(墨橋里). 청계리 동쪽에 있는 마을. 마을 앞에 다리가 있었다.

● 반송쟁이 : 반송정이. 제내 동남쪽 큰길가의 마을. 반송(盤松) 정자나무가 있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 방죽목 : 아제리 방죽의 목(項), 행안면사무소 앞. 아제리 방죽이 없어지기 전에는 이곳 방죽목이 주막거리로 번창하였다.

● 새터 : 안기. 신기리(新基里).

● 서끄테 : 서편(西便). 제내의 서쪽 끝에 있는 마을.

● 아랫뜸 : 제내 서쪽 아래 마을.

● 잔등너머 : 거먹다리에 남쪽 야트막한 잔등이 있어 그 너머 마을이므로 잔등너머라 하였다.

● 칼바위 : 검암리(劍岩里). 역리의 서북쪽 마을. 마을 옆에 칼모양의 큰 바위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 미륵골 : 역리의 서쪽에 있는 마을. 옛날 돌미륵이 땅속으로부터 솟아났다 하여 미륵골이라 했다고 함. 용화사(龍華寺)라는 절이 있다.

● 역말 : 역리(驛里), 역촌. 송정리옆 서쪽 마을. 조선조시대 우역(郵驛)의 역참(驛站)이 있었으며 부흥역(扶興驛)이라 하였다. 고려시대에는 부령현(扶寧縣)의 치소였는데 조선조 초 1416년(大宗 16) 보안현과 병합하여 부안현(扶安縣)이 되면서 행정의 치소가 지금의 부안읍내로 옮겨지고 그 자리에 역참을 둔 것이다.

● 삼메산 : 세메산, 삼산(三山), 삼산리(三山里). 부안읍 서외리와 경계를 이룬 마을

● 서두 : 서도(潟), 서옥. 역말의 동쪽에 해당하는 마을. 조선시대 서도방(潟坊)의 중심이 되는 마을. 지금의 송정리가 그 중심지였다.

● 새  터 : 산정리의 동쪽 새로 된 마을.

● 옷밧골 : 옥여동(玉汝洞). 성황산 밑 서쪽 마을.

● 괸돌 : 고인돌, 지석리(支石里). 마을앞 논 가운데에 큰 고인돌묘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1980년대 이후 고인돌이 없어졌다.

● 괸돌새터 : 괸돌마을 옆에 새로 생겨난 마을.

● 구석뜸 : 순제동의 서남쪽 구석에 있는 마을. 한쪽 구석에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모개산골 : 목하리(木下里). 행산리의 동남쪽 마을. 그 남쪽에 있는 승암산(升岩山)을 되빡산이라고도 하고 모개산이라고도 하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 남상골 : 남상리(南上里). 솔매의 동북쪽 산 아래 마을. 옛 남산방(南山坊)의 중심 마을.

● 비석거리 : 괸돌마을 어귀의 거리. 옛날부터 고부이씨(古阜李氏·영주이씨)들의 세장단비(世葬壇碑)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 아랫뜸 : 행산새터. 신목리(新木里)의 아랫쪽 마을.

/김형주

김형주선생님은 1931년 부안에서 태어났으며 호는 소재(素齋)이다. 전북대학교를 나와 부안여중, 부안여고에서 교사, 교감, 교장을 역임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부안향토문화연구회와 향토문화대학원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향토문화와 민속’, ‘민초들의 지킴이 신앙’, ‘부안의 땅이름 연구’, ‘부풍율회 50년사’, ‘김형주의 부안이야기’, '부안지방 구전민요-민초들의 옛노래', '속신어와 실아 온 민초들의 이야기'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전북지역 당산의 지역적 특성’, ‘부안읍 성안 솟대당산의 다중구조성과 제의놀이’, ‘이매창의 생애와 문학’, ‘부안지역 당산제의 현황과 제의놀이의 특성’ 외 다수가 있다.

그밖에 전북의 ‘전설지’, ‘문화재지’, 변산의 얼‘, ’부안군지‘, ’부안문화유산 자료집‘ 등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