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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포에서 본 형제섬 해넘이ⓒ부안21

예부터 동해의 낙산 일출과 서해의 변산 낙조를 일대 절경으로 쳤다. 변산8경 중의 1경으로 '서해낙조'를 꼽았음도 물론이다. 노산 이은상은 아름다운 변산의 낙조를 보고 이런 시를 지었다.

변산의 마천대에 오른 듯 내려
저분네 바쁜행차 어디로 가오
물속에 불구슬이 빠진다기에
월명암 낙조대를 찾아간다오

그런가 하면 육당 최남선은 “낙산의 일출과 월명의 낙조는 반도 동서안에 있어 일대 절경으로 치는 것이요, 이른바 변산8경 중에서도 가장 기장한 줄로 칭허되는 것이니 공기의 관계로 변화가 무궁하여 만일 그 만판 조화 부리는 날을 만나기만 하면 인간의 구경으로는 다시없는 미묘 웅대를 맛보는 것이라 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낙조대에 올라야만 인간의 구경으로는 다시없는 미묘 웅대한 변산 낙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해의 위치가 남쪽으로 이동해 있는 동절기에는 변산반도 서쪽 끝 지점인 격포 주변 곳곳에 낙조의 장관이 펼쳐진다.

물속으로 불구슬 빠지는 해넘이 명소들을 찾아가보자.

격포 주변

형제섬 사이로 불구슬이 빠진다

채석강을 껴안고 있는 격포항 주변은 곳곳이 해넘이 명소다. 특히나 노을을 배경으로 고기잡이 나갔던 배들이 갈매기 떼를 잔뜩 몰고 귀항하는 광경은 더 없는 볼거리이다. 해식단애 아름다운 채석강 바위에 걸터앉아, 아니면 격포해수욕장 백사장에 앉아 저 멀리 형제섬 사이로 지는 해를 감상하는 것도 좋고, 가족들과 격포항 어느 횟집 창가에 앉아, 혹은 바닷가 어느 숙소에 여장을 푼 다음 창문 너머 노을의 황홀경에 빠져보는 것도 색다른 느낌일 것이다. 더 높은 곳에서 더 넓은 바다의 노을을 감상하려면 닭이봉 팔각정이나 봉화봉에 올라 칠산바다 속으로 빠지는 불구슬을 감상할 수 있다.

채석강 해식동굴ⓒ부안21

궁항ⓒ부안21

적벽강 주변

노을에 더욱 붉게 물든-赤壁

적벽강은 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단애의 암석미가 단연 돋보인다. 특히 격포에서 죽막동 가는 길 초입에서 배양장까지 해안 암벽과, 적벽강 모텔에서 수성당 가는 길 해안 암벽은 붉은 색을 띠는 적벽(赤壁)인데, 노을에는 더욱 영롱한 붉은 빛을 띠어 황홀경에 취하게 한다. 수성당에서 보는 위도의 노을도 아름답고, 사진가라면 수성당 옆 여울골의 갈라진 바위 사이로 빠지는 불구슬을 담아봄직도 하다. 또한 동지 무렵이면 사자바위 사자 코 앞으로 빠지는 해를 담을 수 있다.

적벽강 여울골 해넘이ⓒ부안21

적벽강 사자바위 해넘이ⓒ부안21

하섬, 고사포, 변산해수욕장 주변

점점이 떠 있는-섬, 섬, 섬

변산의 낙조를 감상하기 위해 부안 나들목을 나와 부안에서 격포로 향하고 있는데 해는 뉘였뉘였..., 격포에 닫기 전에 저버릴 것 같다. 그럴때면 새만금 방조제에서, 아니면 변산해욕장 팔각정이나 고사포해수욕장, 아니면 하섬앞 전망대에 잠시 차를 세우고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변산해수욕장에서 송포 모퉁이를 돌아 고사포-마포(하섬 앞)-적벽강으로 이어지는 해안은 변산이 감춰놓은 또 하나의 비경으로 들쭉날쭉한 해안선을 따라 여기저기 갯벌이 드러나고 여느 서해안 같지 않게 맑고 푸른 먼 바다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접점이 떠 있다. 하절기에는 고군산군도 주변을 붉게 물들이고, 동절기에는 위도를 붉게 물들인다.

변산해수욕장에서 본 고군산군도(하절기)ⓒ부안21

변산해수욕장에서 본 위도ⓒ부안21

고사포해수욕장 해넘이ⓒ부안21

곰소만, 모항, 솔섬 주변

솔섬 해넘이, 곰소만 해오름

해가 남쪽으로 이동한 동절기에는 곰소항에서도, 곰소염전에서도, 모항에서도 타는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수락동 전북학생해양수련원 앞 솔섬은 노을을 담으려는 사진가들로 사계절 붐비는 변산의 낙조 명소 중 한 곳이다. 특히 곰소항이나 모항의 아홉구미 언덕에서는 곰소만을 물들이는 해오름도 감상할 수 있다.

솔섬 해넘이 ⓒ부안21

모항해수욕장 해넘이ⓒ부안21

곰소항 해넘이 ⓒ부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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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웰빙부안(부안군 소식지 2008/겨울호)에서 옮겨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