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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강 하구/자료사진ⓒ부안21

1960년대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며 시작된 갯벌매립은 70년대 후반 발달된 토목기술을 앞세워 강 하구를 막기 시작했다. 1973년 아산만의 안성천, 1979년 삽교천이 막힌데 이어 1981년에는 영산강, 1987년에는 낙동강, 그리고 1990년에 금강이 막혔다.

이러한 공사는 농업용수와 공업용수의 확보를를 위한다며 추진되어왔다. 이로써 생태계의 보물창고라 불리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해역이 사라져갔다. 그러나 강 하류에 거대한 댐을 막아서는 수질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러한 대토목공사로 그동안 건설업은 비대해졌지만 그 후유증이 나타나며 서민들의 목숨을 옥죄고 있다. 영산호의 물이 5급수 이하로 떨어져 농업용수로도 사용하지 못할 정도가 됐다. 여기에 여름에는 악취까지 발생하고 있다.

낙동강 하굿둑은 바닷물의 역류를 막아 수돗물과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명분에 따라 만들어졌다. 그러나 강 하류는 수질이 나쁜 호수가 돼 3급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하굿둑 밖의 강물이 흐르지 않으면서 다대포에서 가덕도에 이르는 하구 해역에는 모래가 쌓여 선박의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한다.

부산시는 둑 대신 수중보를 설치해 바닷물이 취수장으로 올라오는 것을 막고, 수문의 구조를 개선하는 등 적절한 방안을 찾아내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 등에 건의할 방침이다.

영산강에서도 해수 유통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 영산강 살리기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하굿둑의 선박 통행용 문의 너비를 6m에서 60m로 넓히고, 배수갑문 30m짜리 8개를 16개로 늘릴 계획이다.

아산만 방조제로 막힌 안성천에서도 이같은 일이 추진되고 있다. 3월 16일 경기도 평택에서는 ‘평택호 확장공사 기공식’이 열렸다. 이 사업으로 12연 120m 규모의 기존 배수갑문 외에 30톤급 어선이 드나들 수 있는 통선문도 설치한다고 한다.

금강 하류지역을 끼고 있는 충남 서천군은 생태환경을 위해 금강 하굿둑을 통해 해수를 유통시키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충남도는 장항 쪽에도 배수갑문을 만드는 등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국토해양부에 건의했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더 나아가 “금강 살리기의 핵심은 하굿둑 자체를 트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천군은 금강살리기사업의 일환으로 기수역 복원사업 6천320억원을 투입할 것을 충남도에 건의했다는 소식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전라북도는 해수가 드나들면 농업용수로 쓰는 데 차질이 생긴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한 수질 개선은 상류지역에서 유입되는 물의 정화를 통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영산강의 예에서 보듯 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강호 상류쪽에서 담수 확보만 원활히 이루어진다면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은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사업이다.

이처럼 곳곳에서 하굿둑의 개선을 계획하고 있다. 오랜 간척의 역사를 지닌 네덜란드나 독일에서는 이미 30여년 전부터 기수역을 되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강과 바다를 남남으로 만들어버린 둑을 개방하는 것이 대세처럼 된 것이다.

그런데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를 한꺼번에 틀어막는 공사인 새만금간척사업은 현재 진행중이다. 과연 이 사업이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한국의 ‘두바이’를 만드는 사업일까. 지금이라도 이 사업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허정균/huhjk@bua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