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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공자(無腸公子)
'한평생 창자 끊는 시름을 모른다네'...?
| 2012·01·31 10:04 |
방게, 게는 환경이 바뀌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게거품을 문다.ⓒ부안21


滿庭寒雨滿汀秋·뜰에 가득 차가운 비 내려 물가에 온통 가을인데
得地縱橫任自由·제 땅 얻어 종횡으로 마음껏 다니누나
公子無腸眞可羨·창자 없는 게가 참으로 부럽도다
平生不識斷腸愁·한평생 창자 끊는 시름을 모른다네



게를 무장공자(無腸公子)라고 한다. 창자가 없는 귀공자라는 뜻이다. 전라도말로 실속이 없거나, 물정을 모르거나, 자존심이 없는 사람을 ‘속 창시(창자) 없는 놈’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세상 살다보면 이 속 창시없는 게가 부러울 때가 있다. <근원수필(近園隨筆, 김용준(1904~1967) 저)>에는 위의 ‘무장공자’라는 시가 전해지는데,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고, 정적에 밀리고, 벼슬아치들의 가렴주구에 시달리고, 시집살이에 시달리는 애끓는 인생들이 창자가 없기에 한평생 단장의 아픔을 모르고 사는 게를 부러워하며 한탄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창자 없는 게가 정말로 실속도 없고, 물정도 모르고, 자존심도 없는 것일까? 아니다. 남의 집(굴)에는 들어가지 않을뿐더러 위험에 처하면 게거품을 물며 죽더라도 큰 집게발로 한 놈 이라도 물고 죽는 기개도 있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겨 압제를 받아도 분한 마음이 없고, 욕을 보아도 노여워할 줄 모르고 종노릇하기만 좋고 달게 여기며, 자유를 찾을 생각이 도무지 없으니, 이것이 창자 있는 사람들이라 하겠소? 우리 게는 창자가 없어도 남이 나를 해치려 하면 죽더라도 큰 가위 게발로 집어 한 놈 이라도 물고 죽소.”

1908년에 안국선(安國善)이 쓴 신소설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에서 까마귀, 여우, 개구리, 벌, 게, 파리, 호랑이, 원앙 등의 금수(禽獸)들이 사람으로 가장하여 회의를 한다. 위의 내용은 게((蟹)가 발언한 내용 중의 한 대목으로 창자 없는 게보다 자존심도 없는 사람들을 비꼰 내용이다.

이 대목에서 요즈음 돌아가는 세상사를 한 번 살펴봄직하다. 우격다짐으로 강요하는 한미FTA를 대부분의 국민이 반대하는 데도..., 영하의 날씨임에도 물대포 쏘아가며 넙죽 받아들이려는 정부는 無腸政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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