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이 보여요!
 
인터넷신문 www.buan21.com//기사제보
 

 
 
       
    뉴스  
     
    기획/연재  
    김형주의 부안이야기
정재철의 부안사람들
박형진의 부안타령
김길중의 오!변산반도
허정균의 부안일기
오!새만금
바라래 살어리랏다
고길섶의 부안여지도
위도이야기
변산반도국립공원
부안을 노래한 시/글
 
    사설/칼럼/기고  
    부안여행  
    부안 역사기행
부안 생태기행
부안 맛기행
부안사는이야기
그곳에 가고싶다
 
   


부안은 핵발전소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가?
불안한 영광-고창핵발전소와 부안
| 2014·06·16 01:34 |
▲2003년~2004년 부안에서 외친 ‘핵없는 세상’


부안과의 인연

촌에서 농사짓고 살고 싶다는 애 엄마의 바람에 이끌려 두 아이를 데리고 전국을 찾아 헤매다가, 약 7년 전 고창으로 귀농·귀촌했다. 고창에서 살면서 두 아이를 더 낳았다. 고창은 나와 애 엄마, 두 아이의 고향은 아니지만 셋째, 넷째의 고향이 되었고, 마을과 인근에 이웃들이 생기면서 어느덧 1년에 한 두 차례 다녀오는 고향보다 더 익숙한 곳이 되었다.
전국의 귀농·귀촌지를 찾아다닐 때 부안 변산도 다녀갔다. 변산공동체(운산리)에서 이미 독립가구로 농사지으며 살아가는 친구도 볼 겸, 그 인근에서 귀농·귀촌할 곳도 타진할 겸, 겸사겸사였다. 친구에게 소개받은 곳을 둘러본 뒤 돌아가는 길에 처형이 살고 있는 고창에 인사차 들렀다가 생각지도 않았던 일자리와 빈집을 소개받고 눌러앉은 곳이 지금의 아산면 반암리다. 그 이후 변산의 친구와는 여전히 1년에 몇 차례 서로 왕래하며 농사 경험과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지내고 있다.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와 영광핵발전소

나름 환경·생태 문제에 대해 관심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과 뒤이은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이하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를 접하면서 너무나도 놀랐고, 무서웠고, 부끄러웠다.
당시 대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집과 차량들이 나뭇잎처럼 떠다니던 장면과 미처 높은 곳으로 피난하지 못한 주민들을 집어삼키는 그 모습을 국내 많은 사람들처럼 언론 등을 통해 생생히 접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영광원자력발전소

일본 관동지역 동부 해안 광범위한 지역들이 쓰나미 피해를 받았지만, 3월 12~15일경 후쿠시마핵발전소의 멜트다운(노심용융), 수소폭발에 이은 방사능 확산으로 핵발전소 반경 20~30km 지역 전체에 대피령이 떨어지고 출입 금지 구역이 되면서, 인근 지역 주민 10~20만 명은 2~3만 명 이상의 주검(지진·쓰나미 피해자)을 수습조차 못한 채 피난민이 되어 지금까지 떠다니고 있다. 일본 정부를 비롯해 전문가들은 향후 적어도 20~30년 길게는 몇 백년 이상 이곳(핵발전소 반경 20~30km 구역)은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정말 놀랍고 무서운 상황이 벌어졌고, 이런 상황에 무지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지진과 쓰나미는 자연의 섭리라 어쩔 도리가 없고, 또 지나가고 나면 이웃들과 함께 수습하고 재건하여 다시 살아갈 수 있지만 핵발전소로 인한 방사능 오염 피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달았다.
방사능 오염 피해는 반감기(방사능 영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 반감기가 10번 정도 지나야 생명체에 무해(無害)하다고 한다)가 짧은 것(요오드 131, 133)은 몇 시간, 긴 것(플루토늄 239, 240 등)은 몇 만년 간 지속된다고 한다. 후쿠시마핵발전소에서 가장 많은 양이 쏟아져 나온 방사성 물질로는 요오드131, 134와 세슘 134, 137 등이 있는데, 세슘 137의 반감기는 30년으로 그 반감기가 10번 지나면 3백년이다. 채 100년도 되지 않는 우리 인간의 삶으로서는 그저 기가 막힐 뿐이다.


▲국내핵발전소 현황(2013. 6월 현재, 출처 한수원)

일본정부는 제염(방사능 오염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선전하였으나, 이는 생활 공간 인근 표토(表土) 몇 센티미터를 걷어내는 정도다. 산·들·하천·논·밭 등 온 사방 천지에 흩뿌려진 방사능 물질을 어떻게 제염 작업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 게다가 걷어낸 오염 표토 역시 걷어내기만 할 뿐 어디 둘 곳이 없다. 단지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 모아둘 뿐이다. 방사능은 없어지지 않고 그곳에서 계속 뿜어져 나오는데 어느 지역에서 흔쾌히 받아주겠는가?
후쿠시마 사고를 지켜보며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갖고, 관련 자료와 책 등을 찾아보았고, 국내 핵발전소 현황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그리고 이웃 영광에 있다는 핵발전소도 찾아가 보았다. 이럴 수가! 영광핵발전소는 영광-고창의 경계(또한 전남-전북의 경계), 고창군 상하면 끝에서 채 1~2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1~2기도 아니고 6기나 서 있었다. 말이 영광이지, 이건 영광-고창핵발전소다. 인터넷을 통해 내가 사는 아산면 반암리와 거리를 재어보니, 직선거리 20km다, 고창군은 정읍 방면의 성내면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반경 30km 이내였다. 부안의 경우 반경 30km 거리에 변산, 줄포가 있고, 부안면소재지까지는 대략 40km, 부안군청까지 45km 거리였다,
1986년 체르노빌핵발전소 사고(7등급 사고), 2011년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7등급 사고) 당시 반경 20~30km 이내는 대피령이 떨어지고 출입 금지된 지역이다. 또 사고 당시 방사성 물질 확산 경로는 바람 방향에 따라 지역별 차이가 나타났는데, 이이다테무라(무라는 동·면에 해당, 약 6천명)는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 시 40~50km 이상 떨어진 지역이었지만 결국 민간전문가들의 지적을 수용해 정부가 대피령을 내린 곳 중 한 곳이다.


불안한 영광-고창핵발전소와 부안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를 통해 영광-고창핵발전소를 새삼 의식하게 되었다. 1945년 핵폭탄 개발 이후, 1953년 ‘핵의 평화적 이용’ 선언과 1954년 소련에서 첫 상업 발전을 시작된 이래, 60년의 핵발전 역사에서 재앙적 핵발전소 사고는 미국, 구소련, 일본과 같은 핵발전 선진국에서 10~20년 단위로 반복해서 일어났다. 그 원인도 작업자 단순 실수, 과학자 실험, 자연재해 등 각각이다. 과연 현재 23기 핵발전소가 가동 중인 우리나라는 이런 사고에서 예외일 수 있을까?
후쿠시마제1핵발전소는 비등수로형 경수로(BWR) 6기, 영광핵발전소는 가압수로형 경수로(PWR) 6기로 형태가 다르다고 강변할 수도 있지만 BWR, PWR 어느 쪽도 사고는 일어났고 일어날 수 있다.1) 30~40년 된 후쿠시마 1~6호기와 10~30년 된 영광 1~6호기이지만 사고를 일으킨 구 소련의 체르노빌, 미국의 쓰리마일 핵발전소는 가동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것들이었다. 핵발전소는 핵반응로의 형태는 물론 새 것, 헌 것을 가리지 않고, 또 제 각각의 이유로 사고를 일으켜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광-고창핵발전소는 1986년 1호기의 첫 임계(=핵분열) 이후, 6호기가 2002년에 첫 가동을 시작했으니, 설계 수명 40년을 고려했을 때 우리 지역에서 향후 최소 2042년까지는 운영될 것이다.4) 게다가 고준위핵폐기물인 사용 후 핵연료는 현재 영광-고창핵발전소 각 호기 격납건물 수조 내에 임시 저장 중인데, 중간처분장(혹은 최종처분장)을 별도로 다른 지역에 건설하지 않는 이상, 영광-고창핵발전소가 바로 그 처분장이 될 것이다. 사용 후 핵연료가 연일 뿜어내는 수천도의 잔열(殘熱)을 식히는데도 최소 10~20년이 걸리고, 그 자체로서 고준위 핵폐기물인 핵반응로 등의 폐로 과정은 몇 십 년이 걸린다고 한다. 게다가 사용 후 핵연료가 뿜어내는 방사능으로 인한 영향은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수십 만 년에 걸쳐 계속된다.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자손대대 그 영향과 피해는 계속되는 것이다.
게다가 핵발전소는 사고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일상적으로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온배수로 인한 어업 피해, 방사능 건강 영향·피해 등을 일으킨다. 영광-고창핵발전소는 정상 가동 중 고창 방면으로 초당 300톤의 온배수(溫排水)를 뿜어내는데 바닷물보다 6~7도 이상 높은 온배수가 주변 해양 생태계를 끊임없이 교란시키고 있고, 바다와 갯벌을 생활·생계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주민들은 그 어업 영향과 피해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 조사를 요구하며 법적 소송 등을 반복하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지도/울진 적용(출처, 탈핵신문, 2012년)


▲후쿠시마 오염지도/영광 적용(출처, 탈핵신문, 2012년)


방사능 건강 영향·피해도 심각하다. 핵발전소는 일상적으로 미량이지만 자연 상태에 존재하지 않는 방사능(인공핵종)을 누출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영광핵발전소 ‘무뇌아 출산’이 계기가 되어 정부 측에서 100억 이상을 들여 서울대 쪽에 의뢰하여 약 20년간 연구·조사한 결과가 지난 2011년 ‘원전 종사자 및 주변지역 주민 역학조사 연구(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 원자력영향·역학연구소, 안윤옥 등, 2011.2)’와 관련 ‘주민설명회(2011.12.12, 서울 라마단호텔)’를 통해 일부 드러났다.
하지만 이 연구와 관계를 맺었던 주영수 교수(한림대) 등은 ‘원전과 직업환경보건-원전주변 지역주민 및 원전종사자 건강문제를 중심으로(2012.5.11, 한림대성심병원 주영수, 하미나·김익중·백도명 등)’ 등을 통해 이 연구 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핵발전소 주변 지역(5km)은 대조(=비교) 지역에 비해 주민들의 암 발병률이 갑상선 암의 경우 150%(여성, 30km까지는 1.8배 높음)5), 유방암 50%(여성), 위암 30%(남성), 간암 40%(남성)가 높다.6)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수원 등은 핵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들의 암 발병률과 핵발전소의 연관성을 부정하지만, 주영수 교수 등은 핵발전소로 인한 것으로 의심해 볼 수 있고, 지역 주민들의 건강 피해에 대해 추가적인 조사·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에 사고라도 나면 고창·부안·정읍은 상상할 수 없는 피해 지역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편서풍 지역이라 대체적으로 북서 중국 쪽에서 바람이 불어오지만, 1년 중 150~200일 가량 특히 여름철은 남동풍이 분다.7) 영광핵발전소에서 남동풍 바람 방향인 고창, 부안, 정읍, 김제, 군산, 익산, 전주 등은 큰 산맥이 없는 개활지(開闊地)라 후쿠시마 오염지도처럼 그 영향과 피해는 직접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론의 한 가지를 앞당겨 이야기한다면, 바로 이런 잠재적 재앙 시설, 생업·생활·건강의 위협 시설이 우리들의 삶의 터전에 이웃하고 있다. 앞서의 핵발전소 사고 사례를 참고했을 때, 이런 정도의 거리라고 한다면 바로 우리 삶의 터전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 세대는 물론 자손대대로까지 대물림하면서 말이다.


영광-고창핵발전소와 우리의 대응

오랫동안 영광핵발전소 건설 반대, 운영 감시 등을 전개해 온 영광지역 반핵대책위와 달리 고창을 비롯한 전북 지역은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핵발전소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게 되었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고창군민행동은 2012년 후쿠시마 사고 1주기 핵발전소 관련 다큐 상영을 계기로, 김익중·주영수 교수 초청 강연회, 김제남·김춘진 등 관련 국회의원 간담회 등을 거치며 개인 회원들과 고창군농민회, 전교조 고창지회 등이 참여하는 대책위로 그해 10월 9일에 발족했다.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 역시 2012년 후쿠시마 사고 1주기 전주지역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초청 강연회, 토론회 등을 진행하며 전북지역 생협·환경 단체 등이 중심이 되어 활동하다가, 2013년 12월 종교계, 정당, 지역대책위 등이 참여하는 단체 간 연대조직으로 재구성하여 새롭게 출범하였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정읍시민연대는 2013년 정읍탈핵 연속강좌와 지역 내 단체들 간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지난 2014년 2월 창립해서 활동 중이다.


▲탈핵에너지전북연대 출범식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고창군민행동 출범


이런 정도에서 결론을 말하고 싶다. 고창, 부안, 정읍 등 전북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 삶의 터전을 뿌리에서부터 위협하는 영광-고창핵발전소를 사고가 나기 전에 당사자인 우리가 멈춰 세워야 한다.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나? 핵발전소의 위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고, ‘강건너 불’ 구경하듯 자기 문제로 여기지 않는 대다수 수도권 주민들에게 앞장서 달라고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영광·광주·전남 주민들과 부산·울산·경남(고리 및 신고리핵발전소 6기), 대구·경북(경주월성 및 울진핵발전소 11기) 주민들이 연대하고, 뜻을 같이하는 수도권 일부 시민들과 함께 중앙 정부와 지역 정치권에게 촉구하자! 영광-고창핵발전소를 비롯해 국내 모든 핵발전소를 “조속하고 안전하게 폐쇄하라”고.


▲부안핵폐기장 반대 삼보일배

이 이야기는 필자인 ‘나의 주장’이다. 핵발전소 주변에 거주하며 실존을 위협받는 지역민들이, ‘당사자로서’ 한국 사회 탈핵과 영광-고창핵발전소의 안전하고 조속한 폐쇄를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방법을 강구하며 함께 싸워가자. 이 이야기를 『부안이야기』 독자들에게도 제안하고 싶다.

--------------------
<주>
1) 1979년 미국 쓰리마일핵발전소 사고(5등급)시 핵반응로(=원자로)의 형태는 가압경수로(PWR)였다. 참고로, 체르노빌핵발전소 핵반응로는 흑연감속로였다.

2) 보통의 경우 상업운전 시작 6개월 전부터 시험 운전을 위한 임계(=핵분열)를 시작하니, 설계 수명 시작 시점은 첫 임계 시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3) 2014년 5월 8일 현재, 총 158건

4) 고리1호기 사례처럼 정부와 사업자(=한국수력원자력)는 보통의 경우 설계 수명보다 10~20년 더 연장(=수명 연장)해 운영하려 한다. 그럴 경우 2052~2062년까지도 함께해야 할지 모른다.

5) 31km라고 해서 갑자기 그 발병률이 1.0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6) 프랑스 핵발전소 주변 어린이 백혈병 발생률이 여타 지역에 비해 2배 이상이라는 조사도 보도된 바 있다.(프레시안, 2012.1.12)

7) 기상청 등에 자료와 의견 등을 확인한 부분이다. 하지만 바람 방향이라는 것이 어찌 고정되어 있겠는가? 하루에도 몇 번씩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 아니겠는가?



/윤종호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고창군민행동 운영위원장

*'부안이야기' 10호에서 옮겨왔습니다.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GGA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