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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우리동네 영화관’, 8월 27일 변산면 격포초등학교 강당ⓒ부안21

부안영화제, '찾아가는 우리동네 영화관'

“오늘 저녁 여덟 시에 아주 재밌는 영화를 상영하오니 저녁들 자시고 한 분도 빠짐없이 마을회관으로 모여 주십시오.”

지난 25일 변산면 도청리 도청마을, 마을회관 옥상에 매단 마이크를 통해 울려 퍼지는 이 마을 이장의 공지내용이다.

“뭔 영화를 한다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자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 마을회관으로 모여 든다. ‘날씨도 더운데 몇 분이나 모이려나?’ 했던 우려와는 달리 마을 주민 거의가 모여 성황을 이루었다. 이를 본 변산면주민자치위 한 관계자는 “이 마을 이장 파워가 세구만...”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동네 영화관’ 관객동원 성공 여부는 마을 이장의 영향력에 달려 있다.

이날 상영작은 독립영화 ‘워낭소리’, 부안의 열악한 미디어 환경을 전해들은 (주)인디플러그가 기꺼이 협찬해 이루어진 결과다. 이내 마을사람들은 영화 속으로 빠져 든다. ‘어마, 소한티 밥도 주고, 막걸리도 주네 잉~’, ‘그나 저 영감 고집 한 번 씨구먼~’, ‘저 소가 마흔 살이나 먹었다네 그려~’ 영화 상영 내내 여기저기서 추임새가 이어진다. 그도 그렇다. 저 이야기는 1980~90년대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 아닌가.

변산면 도청리 도청마을 마을회관 ⓒ부안21

‘그나저나 뜬금없이 웬 영화?‘, 올해로 여섯 해를 맞는 부안영화제가 ’찾아가는 우리동네 영화관‘을 개설한 것으로 변산면주민자치위원회가 주최하고, 부안군, 부안21, 옛)마포초운영위원회 후원으로 지난 8월24일부터 변산면 관내 몇몇 마을을 돌며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이번 '찾아가는 우리동네 영화관‘은 오는 9월 8일 그 막을 내릴 예정이다.

바쁜 농사철임에도 불구하고 ‘찾아가는 우리동네 영화관’을 꾸리고 있는 김영표 부안영화제 사무국장으로부터 여섯 살 박이 부안영화제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들어 본다.

“부안영화제는 주민이 스스로 만드는 독립적이고 생태적인 영화제입니다. 전국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지자체에서 만든 규모가 큰 영화제들과는 달리 부안영화제는 주민들이 스스로 만든 영화제란 점과 부안항쟁의 내용으로 시작한 생태적인 영화제란 점이 부안영화제의 정신입니다.

‘찾아가는 우리동네 영화관’ 홍보 배너ⓒ부안21

그러나, 이러한 독립적이고 생태적인 영화제는 자랑이지만 이면에 재정과 운영, 관객동원 등의 어려움 또한 부안영화제의 생래적인 환경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안영화제는 주민들의 지원과 후원으로 5년간 소박하게나마 진행해왔고, 그 주제와 내용들도 부안영화제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뜻있는 독립영화단체들과 독립영화인들의 물심양면의 큰 도움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부안영화제는 지역운동과 함께 하는 영화제가 될 것입니다. 영화가 현실의 반영이듯이, 부안영화제는 부안 지역운동의 반영입니다. 특히나 부안영화제는 부안항쟁의 직접적인 결과인 만큼 지역운동의 한 부분을 자임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영화제 본연의 역할로 부안의 영상문화를 풍요롭게 가꾸고, ‘찾아가는 우리동네 영화관‘을 통해 지역주민들과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나가는 한편, 2009년 부안영화제는 추수가 끝나는 시기인 10월 중순경에 막을 올릴 예정입니다.“

/부안21/buan21@bua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