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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는 고개미 새우젓 냄새가 그리워"
[부안을 노래한 시/글] 이용범-눈 내리는 줄포항
| 2010·01·15 06:49 |
줄포항엔 물이 차오르지 않았다.ⓒ부안21


나문재가 뿌옇게 번져오면서
줄포항엔 물이 차오르지 않았다.
삼춘들의 팔뚝 굵은 심줄로 출렁이던 물결은
안강망 어선을 싣고
칠산바다를 지우며
수평선을 지우며 사라져 갔다.

망둥어 꼴뚜기 같은 생활이라도 양식해 보려
애비들은 저마다 튼튼한 말목을 박아 보지만
말목은 갯벌에 꽂히는 것이 아니라
푸른 멍으로 출렁이는 가슴 한복판이었다.
애비들의 가슴에 그어진 어업한계선은 더욱 조여와
멀리 공동산의 무덤이 포근했다.

사람들은 제 손바닥에 드러난 뱃길을 따라
뿔뿔이 어디론가 흩어져
마을을 떠나갔다.
그물 잘 깁던 황노인도
폐경기의 창녀들도
선창가에서 밤마다 취하는 육자배기조차도

더러는 고개미 새우젓 냄새가 그리워
시린 겨울과 함께 수산시장 모퉁이에 돌아왔지만
그들의 그리움처럼 바다는 일렁이지 않았고
마른 갯벌 질러 싱싱한 바람이 불어와
아이들은 신사당 언덕에 올라
민어처럼 날쎈 연을 날리고,

아이들의 연이 하늘 높이 차오르면
만선의 깃발을 날리던 애비들의 배들이 떠오를까
그리움이 짙어오면
물결 속으로 삼춘들이 돌아올까

날리는 눈밭 속에 따리 잃은 겨울이
어둠과 함께 선창가 술병속에서 출렁거렸고
아이들의 꿈은 해저 깊숙이 자맥질해 들어갔다.

아이들의 꿈 밖으로
긴 눈이 쌓여오고 있었다.

/이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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