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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끝막이 1년]비린내 사라진 포구들
| 2007·04·25 04:55 |
"새만금 방조제를 트는 것만이 살길이다"

[제3차 부안포럼]"계화 맨손어업 주민들, 부안사회에 말하다!"

새만금 물길이 막힌지 1년이다. 그 좋던 황금바다는 거대한 오염호수로 변해 있고, 조상대대로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 온 어민들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4월 21일 새만금 끝막이를 하자마자 물길은 해안선까지 차오르지를 못했다. 물길이 닿지 않는 지대는 급속하게 소금사막으로 변해갔고, 갯벌에 깃든 생명들은 요동치며 죽어갔다. 갯벌생명체뿐만이 아니라 물속 그레질하다가 한 사람이..., 배수갑문 급물살에 휩쓸려 두 사람이 죽어갔다.

그나마 배수갑문을 통해 간간히 유통되던 물길이 막힌지도 4개월째..., 따라서 갯벌에서 그레질 해 하루 3~4만 원이라도 벌어야 생계가 유지되는 맨손어민들도 4개월째 갯벌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애경사 부조금 내기도 어렵고, 오죽하면 부안읍내 나올 차비도 없다. 파산선고하려해도 인정으로 보증 서준 이웃들을 배신하는 것 같아 그도 못한다. 주민들은 집단 우울증에 걸려 있고, 자살을 생각해봤다는 주민들도 있다.

배 가지고 어장하는 어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생태계 변화로 특정 어류가 일시적으로 개체수가 늘어나 배 용도 바꾸고, 어구 준비하는데 들어간 비용이 빚이 되고 만다. 주꾸미잡이배로 개조했다가 숭어잡이배로, 숭어가 안잡히고 백합이 많이 잡히자 너도나도 조개채취선으로 개조한 것이다.

새만금 연안 어민들만 망해가는 것이 아니다. 해수가 오염되고, 새만금 방조제로 인한 물 흐름, 유속 등의 변화로 칠산바다는 이제 괴멸직전에 놓여 있다. 예전에 그렇게도 흥청흥청 풍요롭던 포구들은 이제 비린내를 풍기지 않는다. 지역 상권들도 유발 피해를 입는 것은 마찬가지..., 새만금 재앙이 시작된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전북도와 언론마다는 ‘새만금 특별법’만이 전북의 살 길인 양 호도하고 있지만 새만금 특별법에 새만금 연안 어민들은 없다. 계화도 사는 어느 맨손어민의 절규처럼 새만금 연안 어민들은 전북도민도 아니다. 국가가 어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부안지역사회의 주민자치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올바른 군정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공론장 형성에 기여하고자 매달 부안포럼을 개최하여 의제발굴 및 쟁점토론해 온 부안시민사회네트워크는 23일 부안예술회관에서 제3차 부안포럼을 열고 계화 맨손어업 주민들과 함께 하는 공감의 장을 마련했다.


제3차 부안포럼ⓒ부안21

"새만금 방조제를 트는 것만이 살길이다"
이현숙 발제자(계화맨손어업협회 대표)

새만금이라는 역사에 대해서 제가 말씀 드리자면은요. 새만금이라는 것은 우리 지역 주민들이 잘 살 수 있고..., 황금의..., 희망의 삶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에 와서 보면 정말로 새만금방조제가 막힘으로 인하여 너무나 어려움이 많고...,

계화도 앞에가 막혔을 때에는 이주자들이 농토는 차지하고 사는 입장에 있고, 바다 일에 종사하는 원 주민들은 농사지을 땅 한 평도 없습니다. 그래도 뒤에가 바다가 있다 보니까 별 어려움 없이 지금까지 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와서 볼 때는 계화도가 왜 이렇게 앞뒤로 막혀서 이렇게 됐는지...

이현숙 발제자(계화맨손어업협회 대표)ⓒ부안21

당시 우리들도 찬성을 해서 보상을 조금이라도 받았다는 것은 인정을 합니다. 인정을 하는데... 그걸로 인해서 저희들이 지금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너무나 그 댓가를 충분히 치렀다고 봅니다.

지금 물막이 공사로 인해서 맨손어업분들이 4개월째 해수유통이 중단 돼가지고, 바다에 나가지를 못하고... 굉장히 힘이 들고 위태롭습니다. 어떻게 생계를 이어나가야할지...

주민들은 지금 우울증에 빠져서 이래야헐지 저래야헐지 방황을 하고..., 정말 우리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처를 해나가고 우리들이 설 곳이 어딘가를... 알지도 못하고... 지금 이렇게 있습니다. 저희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데는 하나도 없고,.

주민들은 날마다 모이면... 나이들은 먹어가지고... 바다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고 살아 왔지만... 이 나이에 어디 가서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지금 현재 일부 주민들은 3만원씩을 받고 저기 고창까지 다니면서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일을 하고... 이런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저희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보상을 도라는 것도 아니고, 저 새만금 방조제가 트임으로 인해서 새만금 연안에 사는 주민들이 사는데 어려움이 없고... 바라는 사항이 그것입니다.


비린내 사라진 포구들
허정균 발제자(풀꽃세상 운영위원장)

지난 3월 13일, 전북도지사와 전라북도 국회의원들이 의원입법으로 ‘새만금종합개발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국회의원 173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 의사과에 접수하였다. 간척사업의 주목적인 우량농지 조성 대신 종합관광단지, 복합산업단지, 연구개발단지, 새만금신항만, 국제공항, 배후도시 등을 들여앉히려면 용도변경이 필요한데 이에 따르는 번잡함을 피하고 신속하게 개발을 추진하려면 특별입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허정균 발제자(풀꽃세상 운영위원장)ⓒ부안21

여기에 표심을 잡으려는 유력한 대선주자가 가세하고 나섰다. 지난 3월 5일 전주에 들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러한 전라북도의 ‘새만금특별법안’에 서명한 것이다. 이튿날 장항읍 장암리 해변을 방문하여 장항갯벌을 둘러본 박 전 대표는 “국가가 약속을 해놓고도 18년 동안이나 방치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장항갯벌을 매립하여 조성하는 “장항산단을 대선공약으로 채택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4월 3일 국무회의를 열어 ‘농업을 위주로 하되 산업·관광·도시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용도별 개발)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만금 내부 토지개발 기본구상’을 확정했다. 이에 전라북도 외곽 관변단체들이 지역언론과 연대하여 정부를 향해 ‘새만금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외치는 가운데 지난 4월 5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만금갯벌에 나타났다.

새만금간척사업을 착공하게 한 장본인인 김 전 대통령은 새만금전시관에 들러 “감개가 무량하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심정을 금할 수가 없다”면서 말문을 연 뒤 "새만금은 산업과 농업, 관광 등 다용도로 개발돼 중국과 일본 시장을 집중 공략해야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통해 전북도도 그동안 가난에서 벗어나 잘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튿날 전북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 전북대총장 등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오찬에서 “새만금특별법이 조기에 제정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정치인들의 ‘새만금 찬가’는 ‘새만금’이 이미 신앙처럼 자리잡은 대다수 전북 도민들의 가슴에 두터운 퇴적층을 형성하며 내려앉고 있다. 그런데 이들 정치인들의 눈에는 33km 방조제에 갇혀 사지로 몰린 어민들은 보이지 않는 것일까. 만경강, 동진강 하구를 막아버려 숨통이 끊긴 포구들과 이웃 고을들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33km 방조제가 전라북도 해안 2/3를 봉쇄한지 1년이 다 돼가는 지난 4월 10일부터 닷새 동안 부안에 머물며 방조제 안팎 곳곳을 둘러보았다.

어항 기능마저 상실한 군산항

군산시 해망동 금강 끝자락에 자리잡은 군산 내항은 1899년 개항한 이래 국제무역항으로, 인근 도서지역을 잇는 여객항으로, 멀리 동지나ㆍ남지나 해상에까지 출어하는 어선들이 머무는 어항으로 기능하며 영화를 누려왔다. 1965년 이후 군산 외항 건설이 본격화 되면서 여객선과 화물선은 모두 외항으로 옮겨갔지만 최근까지 인근 연안에서 조업하는 어선들이 정박하는 어항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었다.

군산 내항에 들어서자 부두는 100여톤급 어선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그러나 출어를 한 기억은 없어 보이고 배들은 녹슬어가고 있었다. 이들을 맞이하던 길게 늘어선 어판장도 텅텅 빈 채로 시멘트 바닥만 내보이고 있다. 상설어시장에는 온갖 어패류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대부분 여수나 목포 등지에서 가져온 것이라 한다. 젓갈시장으로 명성을 날리던 강경포구가 목포에서 담근 젓갈을 파는 것과 비슷한 실정이다. 이제 군산은 어항으로서의 기능마저 상실해버린 것이다.

새만금 방조제 축조 공사를 시작할 무렵 전라북도의 일반해면어업 생산량은 8만톤을 상회하였다. 그러나 방조제가 뻗어나가며 계속 감소해오다 방조제가 완공된 2006년에는 2만4천여톤으로 약 1/4로 줄어들었다.


<출처 해양수산부>

동진강 본류와 고부천이 만나는 지점

부안군 동진면 장등리의 동진강 본류와 고부천이 만나는 지점을 가보았다. 방조제가 막히기 이전에는 이곳까지 바닷물이 밀고 들어오던 전형적인 기수역이었던 곳이다. 2005년 여름에 왔었을 때는 이곳은 방게들의 천국이었다. 고부천 하구에 쌓인 진펄 위에 어린 방게들이 엄청난 밀도로 서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생명체를 찾아볼 수 없었다. 도요새 10여 마리가 쫑쫑 소리를 내며 날아갔다. 펄 위 곳곳에 도요새 발자국들이 선명히 찍혀 있었다.

문포

계화1방조제가 시작되는 동진면 문포는 한낮임에도 쓸쓸하기가 그지 없었다. 80이 넘어보이는 노인 한 분이 봄볕을 쬐며 가뿐 숨을 몰아쉬고 있을 뿐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다. 2.7km 구간이 터져 있을 때만 해도 포구에는 개우렁이나 소라를 까서 가공하는 문포상회가 있었는데 아줌마 7~8명이 분주하게 일손을 놀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포구에 나가보니 강턱으로 올라앉은 배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계화도

부안군 계화면의 계화도는 새만금갯벌의 중앙에 있는 섬이었으나 60년대 계화도 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되었다. 현재 500여 세대 2,0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 섬진강 다목적댐으로 인한 수몰민들이 간척지 땅을 불하받으며 이곳에 이주해온 주민들을 제외한 원주민 대부분은 갯벌에만 의지해 살아왔다. 이들 인구가 절반 정도이다.

작년 4월 방조제로 물길이 완전히 차단되었으나 배수갑문을 통해 해수가 간간히 유통되며 갑문 근처에 많은 백합이 높은 밀도로 서식하였다. 그러나 농촌공사는 갑문 개방을 공사에 맞추어 부정기적으로 해왔다. 그 바람에 물때를 알 수 없는 어민 2명이 갑자기 갑문을 여는 바람에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작년 12월 이후 이들은 백합이 나오지 않아 일손을 놓았다. 맨손어업으로 하루 2~3만원이라도 벌었던 이들은 이웃집 애경사에 가져갈 부조금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그레(백합을 채취하는 도구)를 끌던 일손을 놓자 아줌마들은 여기저기 아픈 데가 생겨나기 시작하고 어떤 이들은 우울증에 시달려 정신병원에 가기도 하였다. 뇌경색 치료약을 장기 복용한다는 은아무개(63) 아주머니는 약을 타러 부안읍내 병원에 갈 차비 마련도 어려워 병원 청소라도 해주고 약을 타다 먹어야 할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바다에만 매달려 생업을 이어온 어민들은 갈 곳이 없다. 선외기를 트럭에 싣고 이웃 고창으로 가서 고기잡이를 해보려 하다가 두 달만에 되돌아온 사람도 있다. 방조제 밖에서도 어족자원이 줄고 있는데 고창 어민들이 그를 반길 리 만무하다.
  
새만금연안 1200여척 어선의 선주들 상당수가 수천만원에서 억대가 넘는 빚을 지고 있다. 보상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더 큰 빚을 지고 있다고 한다. 보상금을 받아 타지에서 양식업을 하거나 배 성능을 강화하는 데 투자하여 더 크게 망했기 때문이다. 생태계 변화로 특정 어류가 일시적으로 개체수가 늘어나 배 용도를 변경하는 데 들어간 비용도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주꾸미잡이 배로 개조했다가 숭어잡이배로, 숭어가 안잡히고 백합이 많이 잡히자 너도나도 조개채취선으로 개조한 것이다. 융자를 받을 때 보증을 서 준 이웃 때문에 개인파산 신청도 쉽게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

부안

계화도 주민들의 구매력이 떨어지자 호프집, 다방, 음식점 등도 장사를 거두었고 여파는 부안읍 시장 상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안읍에서 치킨센터를 하는 한 상인은 “계화도가 저리 되는 바람에 부안 시장 상인 대부분이 장사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계화도가 죽어가는데도 “조합장, 면장, 군수 누구 하나 와보는 사람이 없다”며 계화도 아줌마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방조제 어민들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다. 횟집, 어시장, 어구제작업소, 조선소, 수산물 가공업 등이 유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격포

방조제 밖의 포구에서도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포구들마다 빈 배들로 가득 채워져 있을 뿐 잡은 고기를 내리거나 출어를 준비하는 모습은 아예 찾아볼 수도 없었다. 격포에서 주꾸미잡이용 소라그물을 손질하고 있던 어민은 “100개짜리 한 다발 건지면 주꾸미가 들어있는 소라껍질은 서너 개나 될 뿐이고 나머지는 뻘만 가득 차 있다”며 방조제 때문에 유속이 느려져 뻘이 쌓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뻘 속으로 소라그물이 묻혀버린다는 것이다. 어획량은 예전의 1/10 정도 수준이라 한다.

모항

곰소만 안쪽 모항에서 주꾸미잡이를 해오는 어민 유영춘(48) 씨는 “조류가 곰소만 안으로까지 들어오지 않고 입구인 고창 심원면 부근에서 빙빙 돌다 나가버린다”며 “조류의 방향도 수시로 달라져 어느 방향에 맞추어 그물을 설치해야 할지 결정도 못 내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어민들이 3년 전부터 피해를 피부로 느끼기 시작하면서 간척사업 반대 안한 것을 후회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올해 대학에 들어간 딸과 고등학생과 초등학생의 자녀가 있는 유씨는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위도

위도에서도 어민들의 빚은 심각하다. 근해에서 고기가 잡히지 않으니 더 먼 바다로 나가기 위해 더 큰 배로 바꾸었고 이에 따라 기름값도 더 많이 들었다. 10년 새에 규모도 3배로 늘었고 빚도 3배로 늘었다고. 그렇다고 고기가 많이 잡히는 것도 아니다. 투자한 돈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이런 틈을 노리고 들어온 것이 핵폐기장이었다. 3억~5억씩 현금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주민들 대부분 서명을 해주었다.

위도 치도

위도의 치도리 앞 갯벌은 예전에는 축구를 할 정도로 딴딴한 모래펄 갯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발목이 푹푹 빠지는 진펄로 바뀌었다. 인공어초를 심어놓은 해역도 진펄이 쌓여 인공어초를 덮어버릴 정도라 한다. 2005년 9월 부안군은 백합 양식 종패지원 명목으로 총 사업비 1억 2천만 원 가운데 절반인 6천만 원을 지원하여 위도와 변산면 연안 갯벌에 종패를 뿌렸다. 이들이 방조제에 인접한 해역에서부터 폐사하기 시작했다. 위도 근해에서 예전에는 밀물이나 썰물의 한 방향만을 향해 그물을 놓았으나 지금은 유속이 느려지고 예고없이 배수갑문을 열어 그물이 엉키기도 하여 자동으로 방향전환을 하는 ‘뺑뺑이 그물’을 놓기도 했다.

/부안21/buan21@buan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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