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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장 주민투표 관권투표로 변질"
군산반핵대책위가 발간한 <불법관권개입 부재자신고 전면무효 증거자료집>

군산반핵대책위, 핵폐기장 주민투표 부재자 신고 불법 사례 공개

군산핵폐기장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10월 2일 핵폐기물처리장(이하 핵폐기장) 유치 주민투표를 앞두고 부재자 신고를 받는 과정에서 군산시의 불법 관권 개입 사례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0일 오전 11시 군산반핵대책위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책위는 232쪽에 이르는 <불법관권개입 부재자신고 전면무효 증거자료집>을 발표하고 이번 핵폐기장 부재자 신고는 전면 무효라고 주장했다.

핵폐기장 주민투표를 앞두고 지난 8일 마감한 전북 군산의 부재자 신고인 수가 7만7581명으로 선거인수 19만7121명의 39.36%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 경주시는 38.1%, 영덕군 27.5%, 포항시 22.0%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부재자 투표 신고율이 평균 3% 미만인 것과 비교할 때 턱없이 높은 수치다.

작년에 제정된 주민투표법은 부재자 투표 자격 요건을 대폭 완화해 놓았다. "투표인 명부에 등재돼 있는 국내 거주자 중 투표일에 자신이 투표소에 가서 투표할 수 없는 자는 부재자 신고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이 바로 그것이다.

부재자 투표 자격 요건이 완화되었다 하더라도 지난 7월과 9월에 이 주민투표법에 따라 실시한 제주도와 청주ㆍ청원의 주민투표 때 부재자 투표 신고율 또한 3% 미만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40%에 육박하는 부재자 투표 신고율은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수치다. 군산시 서수면은 60%가 넘는 부재자 신고율을 보이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반핵대책위의 증거 자료에 따르면, 도청 공무원, 시청 공무원, 통장·이장, 홍보요원이 1개 팀을 이뤄 부재자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으며, 도청 공무원과 시청 공무원 2000여 명이 이 일에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책위는 '문서담당 중저준위방폐장 유치 추진요원 현황', '나운1동 22통(주공2차 5∼9) 관권 개입 증거 자료', '주민투표 참여 홍보 구역별 담당표', '조직적 관권 개입 증거 현장 사진'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별 당부 말씀]

군산시가 공무원들에게 보낸 문건

□ 10월 1일∼3일 연휴 기간 동안 직원 한 분당 10명씩 부재자 신고서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 수집 대상은 연고지 담당동 주민이 아니라, 직원별 가족·친척·이웃·친목계원 등이며

□ 관과소 직원님뿐만 아니라 읍면동 직원님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분당 10명씩 부재자 신고서 수집 운동'은 관내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친척·가족·친구·이웃·친목계원 등을 대상으로 합니다.

□ 연고지 담당동 주민에 대해서는 도-실과소-동직원-통리장이 따로 추진합니다.

□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직원 1인당 10명씩 부재자 신고서 수집 운동은 가족·친척·친구·이웃·친목계원 등이며 관내 주민을 대상으로 한 부재자 신고 추진과는 별도입니다.
    

대책위는 부재자 투표 신고 기간(4일∼8일) 전인 2일 신고서를 받은 4장의 불법 용지를 비롯해 대필· 동일 필체·동일 서명이 분명한 7장의 용지, 공무원과 이장이 부재자 신고서 작성을 강요한 사례, 연고지 공무원 출장 결과 보고서 용지, 접수일자 미기재 용지 6장 등을 공개했다. 접수일자를 기재하지 않은 용지는 부재자 신고 기간 전에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책위가 자료집과는 별도로 공개한 '국책사업 홍보 연고지 출장 결과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은 군산시 공무원 1인당 홍보한 사람수가 빼곡히 적혀 있다. 또한 '3대 국책사업 일일 종합 보고'라는 문건을 보면 선거인수와 주민 접촉 결과, 투표 참여 예상 인원 분석 등을 '긍정적, 부정적, 유보적, 미접촉' 등으로 나누어 하루하루 적게 되어 있다.

별도 공개한 문건 중 '특별 당부 말씀(군산시가 공무원들에게 보낸 문건)'이라는 문건은 군산시가 부재자 신고일 이전인 1일부터 3일까지 직원 1인당 10명씩의 부재자 신고서를 받도록 강요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책위는 작성된 부재자 신고서는 공무원의 조직적인 집단 불법 행위에 의해서 작성된 것이므로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며, 이날 공개한 관련 자료는 시민들의 제보와 경찰에 신고되어 조사 중인 자료들만 묶은 것이라며 이들 자료 외에도 다량의 자료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책위 김홍중 상임대표는 "이들 사례는 주민투표법과 공무원법을 명백하게 위배한 것"이라며 "오늘부터 이런 사태를 앞에서 진두지휘한 강현욱 도지사와 송웅재 부시장 퇴진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투표 결과와는 상관없이 이런 불법 작태를 수수방관한 군산시 선관위와 공무원들에게도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 김종섭 상황실장은 사회적 약자인 사회복지수급자들에게 국가 혜택을 제시하며 읍면동 사회복지사가 부재자 신고서 작성과 핵폐기장 유치 찬성을 강요한 사례도 언급하면서 "이는 참을 수 없는 인권 유린이라며 이 사안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반핵대책위 김홍중 상임대표가 부재자 신고 전면 무효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북반핵대책위 박종훈 공동대표는 "핵폐기장 부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는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투표'가 아니라 '관에 의한 관을 위한 투표'"라고 꼬집고 "전북대책위 차원에서도 강력한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대책위 관계자들은 군산 시청을 항의 방문하였다. 이 자리에서 송웅재 부시장은 "우리가 한 일을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시민들에게 국책사업을 정당하게 홍보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대책위의 '불법관권개입'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만약 잘못이 있다면 선관위에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산시 선관위 한 관계자는 "부재자 신고 등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공무원의 홍보가 투표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아직 파악할 수 없다"며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부재자 투표가 신고된 경우는 표본추출을 통해 이번 주까지 조사를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군산시청 시장실에서 항의농성을 하던 대책위 관계자 19명 전원이 이날 경찰에 연행됐다가 풀려났다.  

-필자주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 10월 11일자에도 보낸 글입니다.

2005-10-11 15:11:27   김영진  기자

이 기사는 참소리(http://cham-sori.net)에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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